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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피소드 하나

 며칠 전 지인 빈소에서 만난 후배를 만났다. 후배는 2년전 국내 유명 대기업으로 회사를 옮겼다. 월급도 두배 가까이 뛰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회사 옮기니 살만 해?"하고 묻자, 후배는 "선배 이상해요. 분명 월급이 엄청 많아졌는데, 생활은 변한 게 없어요. 항상 마이너스 상태구요. 퇴직금으로 마이너스(통장) 막고 이제부터는 좀 괜찮겠다 했는데, 석달을 안가더라구요".

 수입이 많다고 돈 걱정없는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닌 좋은 사례다. 이처럼 월급을 많이 주는 회사로 옮기거나 장사가 잘 돼서 소득이 높아져도 수중에 돈이 궁한 경우가 많다. 돈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무엇보다 수입의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선 수입(의 지출)을 통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그렇지 않으면 저번에 쓴 글처럼 많은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수입을 늘릴 생각을 하지만 그러다보면 평생 돈을 좆다가 병들어 죽는다.

 이같은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지출을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 후배에게 블로그에 쓴 내용들을 축약해서 들려줬다. 그리고 신용카드부터 자르라고 했다.(쉽지 않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쉽다. 시중의 재테크 서적을 읽거나 복잡한 금융상품을 설명하는 어려운 경제기사를 읽느라 진땀 빼는 것보다 쉽다.) 여기에 한가지 덧붙였는데, 우선 저축을 위한 저축통장의 중요성이었. 

 

지속가능한 저축을 위한 저축 장치가 필요

지출을 관리한다는 것은 돈의 흐름을 소비가 아니라 저축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월급날을 즐겁게 하려면 자동분산적립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다보면 자산은 차츰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이 지속가능하도록 하는 장치가 하나 더 필요하다. 일명 '저수지 통장'을 만드는 일이

그럼 왜 저수지 통장이 필요할까. 우리가 저축을 하다보면 돈을 급히 써야 할 때가 생긴다. 부모님이 갑자기 아프셔서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든지, 본인이 교통사고가 났다든지, 갑자기 실직을 하게 돼 수입이 줄어든다던지, 아무튼 예상하지 못한 많은 일이 생겨 급전이 필요할 수 있다. 이 때 대부분은 적금이나 보험을 깨거나 그래도 부족하면 은행 등에 대출을 받아야 한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거나 2금융 또는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아 빚의 굴레에 빠지기도 한다.

 이럴 때 대비한 현금을 가지고 있다면 빚을 지거나 적금을 깨야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즉 일종의 비상시에 쓸 돈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 적금을 만기까지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도 갑자기 쓸 돈이 생겼는데 돈 나올 구멍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적금을 깨는 것은 이자의 손해가 큰 것이 아니다. 돈을 모아 써야 할 곳을 정해놓고 차근차근 자산이 쌓여가는 즐거움, 자신감을 잃어버리는 게 더 큰 문제다.

(사고 등에 대비한 보장자산(보험)이 필요하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보험 과잉이다. 보험은 순수하게 사고에 대비한 보장자산이며, 매달내는 보험료는 자기 수입의 8%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나중에 한번 다뤄보겠지만 위험에 대비한 적정한 보험은 필요하지만 과도할 필요는 없다.)

  적립규모와 방법은

 저수지 통장은 넘쳐서도 안 되고 가물어서도 안 되는 저수지처럼 항상 일정 규모의 규모를 유지하고, 언제든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

  저수지 통장이라는 예비자산의 곳간이 넘쳐 있다면 다른 자산형성을 위한 상품으로 돈을 옮겨야 하고, 반대로 통장 잔액이 부족하면 무엇보다 이를 먼저 채워놓아야 한다 1년정도 수입이 없어도 버틸 정도로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럴 경우 다른 자산을 키워가는 데 부담이 된다. 게다가 심리적으로 언제나 쓸 돈이 넉넉하다고 느껴지면 자신의 씀씀이도 커질 위험이 있다. 수입이 없어도 3개월 정도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정도가 무리없을 것으로 보인다. 

 ‘언제든 필요할 때꺼내 써야 하는 돈이기 때문에 정기예금, 정기적금과 같이 만기상품이 아닌 수시입출식 예금통장에 넣어둬야 한다금리는 낮지만 말이다. 금리가 높은 상품을 고르느라 언제든 즉시 현금화에 애로가 있는 상품을 고르면 안된다. 최근에는 은행마다 월급통장을 유치하기 위해 수시입출식 예금에도 일정 정도는 높은 금리를 주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많다. 하지만 이자에 너무 기대하지 않은 게 좋다.

 지난 여름에 유럽자동차 여행을 떠날 때 그동안 여행용 적금만으로는 경비가 부족했다. 이 때 이 저수지 통장의 도움을 받았다. 지금은 다시 예전 규모 정도 쌓아놨다. 만약 그 때 저수지통장에 적립한 돈이 없었으면 아마 나도 적금을 깼을 것이다.

Posted by 박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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