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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온라인에는 이런 유머를 보고 여유로운 웃음을 지은 적이 있다.  신용카드의 굴레에서 풀려났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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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의 최대의 적은 신용카드

자신이 얼마를 버는지는 알고 있지만 얼마를 쓰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적다. 항상 월급날이면 급여가 통장에 꽂히기 무섭게 빚쟁이들이 월급을 퍼간다. 제일 큰 주범은 유머처럼 신용카드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할인혜택도 있고, 포인트 적립도 해준다. 같은 돈을 쓰는 데 여러 가지 혜택들을 덤으로 챙길 수 있으니 신용카드를 잘 만 사용하면 합리적 소비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내 경험상으로는 그같은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특히 신용카드 포인트나 할인혜택에는 상한이 있다. 최대 몇 만원까지다. 몇 만원 더 받으려고 신용카드를 열심히 긁는 셈이 된다. ‘조건도 까다롭다. 전월 사용실적에 따라 최대 할인폭이 달라진다. 또 소비자를 위한 최상의 서비스를 갖췄다고 해도 신용카드사는 이런 서비스를 경영상 목적에 따라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폐지할 수 있다. 결국 포인트 적립과 할인혜택은 신용카드사가 돈을 벌기 위한 마케팅 차원일 뿐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신용카드사는 더 많은 돈을 쓰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부담은 영세가맹점에게 떠넘긴다.

  우선 신용카드는 지름신과 친구다. 신용카드가 미래의 소득을 현실에 당겨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이다. 신용카드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많이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은 실생활에서도 그렇고 통계로도 증명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500명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한 결과를 보면, 신용카드 보유율이 높을수록 소비금액이 많았다. 실제 서울의 신용카드 보유율은 94.0%로 가장 높았고, 소비성향 역시 99.8%16개 시·도 중 최고였다. 반면 현금이 비교적 많은 것으로 알려진 울산의 경우 신용카드 보유율은 77%에 그쳤고, 소비성향도 74.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 '저축하고 남은 돈을 쓰려면' 체크카드는 필수 

월 평균 소비규모를 파악한 뒤 한달 생활비 통장에 남겨두는 금액을 정한 다음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신용카드를 잘라버린 것이다. 그리고 생활비 통장에 연계된 체크카드를 만들었다. 체크카드는 통장 잔액 한도 안에서 신용카드처럼 편리하게 쓸 수 있다. 교통카드 기능도 덧붙였다. 이 때 한달에 300(은행마다 다를수는 있지만 몇 백원 정도밖에 안된다) 서비스료가 있지만 잔액통보 SMS를 신청했다. 한달에 45만원을 넣어두고 내가 카드를 긁을 때마다 사용금액과 잔액금액이 표시되니 소비에 대한 자제력이 안 생길 수 없었다. 해외 여행에서도 체크카드로 결제할 수 있었다. 신용카드와 버금가는 부가서비스도 누릴 수 있다. 연말정산 때 돌려받는 금액도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보다 많다.

  집사람도 체크카드를 쓰게 만들었다. 그러나 매달 40~50만원 정도가 모자라 신용카드를 버리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외상값을 갚아주고 신용카드를 잘라버리도록 했다. 그 이후로 나에게 돈 좀 보태달라고 하는 소리가 급격히 줄었다.(우리 부부는 맞벌이를 하는데, 내 월급은 저축에, 집사람 월급은 생활비에 사용한다. 철저한 개별채산제다.)

  신용카드를 쓰는지 체크카드를 쓰는지의 차이점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실질적인 장점도 있지만 쓰고 남는 것을 저축하는 게 아니라 저축하고 남은 돈을 쓴다'는 월급 운용원칙에 부합한다. 월급날 자동분산적립 시스템에 따라 자산 계좌로 돈이 쌓이게 되고, 나머지 돈을 가지고 한달을 짜임새있게 생활하는 기초가 되는 셈이다. 사고나 조경사 등으로 목돈이 필요할 때는 생활비 통장이 아니라 비상금 통장에서 지출을 하면되고, 다음달 보충하는 식이다.

  신용카드 VS 체크카드 논쟁은 무의미

연말정산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연말정산에 조금이라도 공제를 받으려면 신용카드를 몇 %쓰고, 체크카드를 몇 % 써라는 기사도 많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우리 소비생활이 그리 과학적이지도 않고 또 무엇보다 미주알고주알 재테크 정보가 많더라도 무엇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눈 딱 감고 신용카드를 버리고 체크카드를 써보니 그리 돈 고민없이 살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돈을 덜 쓰고 싶을 때 더 좋은 방법이 있다. 현금을 쓰는 것이다. 지갑에서 5만원권 지폐를 빼는 느낌과 같은 금액의 체크카드 명세서에 서명하는 느낌은 엄연히 다르다. 현금을 사용하면 쓸데없는 곳에 돈 쓰지 않는다. 체크카드도 한도 안에선 신용카드처럼 소비 절제를 둔하게 만들 수 있다.(그러나 기자는 여기까지는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Posted by 박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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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다.. 2014.11.06 1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용카드는 잘만 쓰면 (통제가 가능하다면...)
    현금과 체크카드에 비해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는듯요..

    낮은 소득공제 비율은 일단 차치하더라도..

    선지출 후지불에 따른 현금 보유 기간 확보와
    생활에 알맞는 카드 선택에 따른 다양한 할인 혜택 (포인트 현금화 포함)
    그리고 신용도 관리 가능까지...

    말씀하신 '빚'도 머 운용에 따라 약이 되고 독이 될 수 있으니.. ㅎㅎ

  2. 박재현기자 2014.11.07 17: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네 말씀하신대로 신용카드는 통제가 가능하다면 현금사용이나 체크카드보다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전제되는 가정(통제 가능)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그 이득이 과연 쏠쏠한 생활의 재미를 주는 정도일까요. 저는 그 점에서는 쉽게 동의하지 못합니다. 쏠쏠한 생활의 재미를 얻기 위해서는 많이 카드를 긁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생기는 이른바 혜택이라는 것은 신용카드사가 부담하는 게 아니고 대부분 가맹점, 특히 영세중소가맹점이 부담하고 있습니다. 또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신용도를 높여주는것은 금융사들의 횡포입니다. 체크카드로 바꿨다고 신용도를 떨어뜨리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도 나왔고요. 그리고 제가 금융담당하면서 경험했던 거슨 '빚'도 운용하기에 따라 약이 될 수 있다는 논리가 투기조장와 금융사들이 퍼뜨린 신기루라는 것입니다. 지금 가계부채가 1000조원이 넘었습니다. 이제는 빚이라는 놈이 탈을 벗을 날이 길지 않습니다. 뭐 제 의견이 100% 다 정답은 아닙니다만 빚은 언제 늑대로 변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해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