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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이 경기호전의 신호탄?

 집값이 올라야 경기가 좋아진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돈이 잘 돌고 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집값이 올라 수요가 늘어나면 거래가 활발해지고, 중개업소나 이삿짐센터, 인터리어업체가 바빠진다. 집 장만을 위해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아지니 은행이나 건설사들도 장사가 잘 된다

실제로 201491일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뒤 하루만에 주요 재건축 추진 아파트들의 집주인의 희망 집값(매도 호가)2000만원 올랐다. ‘집값 꿈틀, 부동산시장 훈풍’ ‘대책 효과, 집값 들썩이라는 기사가 넘쳐난다. 기존 집값이 우리 경제수준에 비해 거품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떨어졌던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자 회복이라고 한다. 상당수 언론 역시 부동산 가격이 경기회복 신호라는 인식에 동의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집값은 경제활동의 결과이지 원인은 아니다. 즉 경기가 좋아지면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띄는 것이지, 부동산 시장이 좋다고 경기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좋은 주거여건이나 상업시설에 대한 요구로 부동산 수요가 일어나야 정상인 셈이다.

그래서 부동산을 통한 경기활성화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등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는 2000년 초반부터 집값 폭등으로 이어졌다. 일주일만에 수천만원이 올라 집없는 서민들은 가슴을 쳤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빌려 집을 장만했다. 이 때부터 가계부채는 증가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결과적으로 사회적 양극화라는 해악을 일으켰다.

서민들은 정책 효과를 보기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먼저

부동산 가격이 올라야 경기가 좋아진다는 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그 고정관념은 정부, 학계, 정치권, 언론 등에 의해 더 정교해지면서 서민들은 투기판에 뛰어들지 못하는 것을 바보스럽게 여기게 느끼게 된다. 사회의 기초여건이 부실해지는 사상누각이 될 공산이 크지만 주변 환경에 휩쓸리기 쉽다.

특히 부동산 시장은 가격이 상승해야 꿈틀대는 특성 때문에 정부 대책이 대부분 집값을 떠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 이제 집을 사야할 때인가고민하게 한다. 정부가 지난 1일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도 재건축 규제를 풀고, 담보로 잡힌 집값이 떨어져도, 추가로 돈을 갚을 필요가 없는 유한책임제 대출을 도입하는 등 규제완화와 대출 부담 경감이 핵심이다. 당연히 시장에서는 정부가 집값을 떠받쳐 줄테니 빚 내서라도 집을 사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진 게 별로 없는 서민 중산층은 미래에 대한 화려한 청사진보다는 그 위험성을 먼저 따져보는 게 현명하다. 사회복지 수준이 낮은 우리나라 상황에서 한번 실패는 회복하기 어려운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깡통 아파트’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은 정부의 경제운용 정책이 낳은 결과이기도 하다

결국 서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정책과 시장 상황을 살피는 것보다 자신의 소득이나 자산수준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집을 살 여력이 되면 사면된다. 자기 소득이나 자산이 부족하면 더 모으고 저축하며 자산이 쌓이기를 기다리면 된다. 그런 기초여건을 따져보지 않은 채 집값이 오르기 전에 빨리 집사자라는 것은 거대한 투기 시장에 아무 준비없이 뛰어드는 것이다.

 ■ 부동산 가격 상승의 이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은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을 떨어뜨린다.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공장이나 연구시설 등을 지을 때 돈이 많이 들어간다. 이는 고스란히 제품가격을 올리게 된다. 서울 강남이나 명동의 음식값이 비싼 이유는 높은 땅값에 비례해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인 것과 같은 이치다. 비싼 땅값은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 생산기지를 세우고, 외국인 직접 투자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 일하지 않고 임대료 등을 받아 벌어들이는 불로소득이 증가하면서 근로의욕은 떨어진다. 부동산 소유는 지대 역할을 하게 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킨다. 비싼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빌딩 몇 채만 있으면 굳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사업을 일으켜 돈을 벌기보다는 임대업에 나서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집값이 비싸니 임대료가 올라가고 젊은 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미룬다. ‘돈이 돈을 낳는 투기판이 벌어졌으니 중산 서민층은 더더욱 살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 정부는 왜 부동산으로 경기를 살리려고 할까

  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역대 정부에서도 부동산을 경기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이용해왔다. 부동산 정책은 그 정책 효과가 빠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한번 오르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다가 가격이 떨어지면 무섭게 떨어진다. 정부 정책으로 이를 제어하기가 힘들다. 정부 정책이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온탕과 냉탕을 오간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집값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정책의 방향이 순식간에 돌변하기 때문이다.

 실제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섰지만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경제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다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규제를 풀고 있다. 불과 2~3년전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대출 총량 자체를 관리하려던 모습과 비교하면 조변석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정책에는 양면성이 있다.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다는 것이다. 빛과 그늘을 정확하게 파악해 정책의 긍정적 효과를 높일뿐 아니라 그늘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정책은 보기에 과감하고, 추진력이 넘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만큼 악영향도 커질 수 있다. 지금의 부동산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을 환영할 수 없는 이유다.

Posted by 박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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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02 1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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