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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8일(오저블 케이즘, 우드버리 아울렛, 뉴욕 하루 더)

 몬트리올을 출발해 미국으로 다시 들어가는 입국심사장은 예상보다 까다로웠다. 비행기에서 내려 들어갈 때보다 더 심사가 엄격했다. 미국으로 다시 들어가기 전 면세점에서 구입한 여행가방 이건 지금봐도 싸게 잘 샀다. 그 때 작은 사이즈로 하나 더 살 걸 하는 아쉬움도 있다.


미국 땅에 들어와서 들른 곳은 오저블 케이즘(구글에서는 오즈빌 캐즘이라고 표기)이다. “약 2억년전에 형성된 협곡으로 미동부의 그랜드캐년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협곡과 강이 이루는 트래킹코스를 따라 산책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요금 : USD 40 소요시간 : 1시간” 깍인 것인지 퇴적된 것인지 주름살같은 선들이 선명한 협곡을 끼고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1시간 정도 걸으니 기분은 좋았지만 힘들었다.

 버스에 올라 우드베리 아울렛에 들렀다.  240개가 넘는 점포 중 추천 브랜드만 골라다녀도 시간이 훌쩍 지났다. 아들 놈 마음에 드는 옷이 있다길래 하나 계산해 주고 나도 작은 서류가방 하나 살까 말까 고민했다. 코치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있었는데 워낙 생각지 못한 비용들이 나가 지갑이 열리지 않았다.(올해 다시 시애틀에 있는 아울렛에 들를 기회가 생겨 그 가방을 보러 갔다. 가격은 우즈베리가 20달러 정도 더 쌌다. 일정상 노트북을 지니고 다녔는데, 다행히(?) 노트북이 안들어가는 사이즈여서 안 사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 곳에 쉐이크 쉑 햄버거(쉑쉑버거) 가게가 있어 처음으로 쉑쉑버거를 맛봤다. 내 입맛으로는 캘리포니아 인앤아웃 버거에 한 표다.


 저녁에는 여행사의 마직막 관광 코스인 뉴욕 야경을 구경했다. 시티 투어 버스를 타고 뉴욕 이곳저곳을 다녔다. 타임스퀘어의 휘황찬란한 조명과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스피커 소리에 약에 취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래도 힘든 줄 몰랐다. 자정이 넘도록 돌아다녔지만, 뉴욕의 에너지는 나를 춤추게 만들었다. 

 이것도 선택관광으로 40달러(1인당)를 냈는데, 나이아가라 이외에 선택관광 비용과 가이드 비용을 합치니 560달러(2명분) 정도다. 여기서 느낀 결론 하나. 패키지 상품 선택시 가격표에 포함되지 않는 선택관광 비용도 역시 비용에 포함해야 한다. 선택관광을 사실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다른 일정이 마땅치 않은 것도 있고, 나 하나 빠지는 게 남들에게 번거로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7월19일(뉴욕현대미술관)

 여행사 상품으로는 아침에 공항으로 출발하며 관광은 끝이다. 계약 전 여행사에 얘기해 하루 자유여행 시간이 가능한지 문의했고,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호텔은 예약사이트에서 직접 잡았다. 패키지로 묶었던 호텔에서 그냥 하루 더 묶는 게 비용면에서는 더 쌌지만 공항에서 멀었고, 괜히 이른 아침 트래픽에 막히거나 돌발상황을 대비하는 게 나아 보였다. 공항 근처로 호텔 셔틀버스로 이동이 가능한 곳을 잡았다. 이 때문에 다른 여행객들과 함께 아침에 버스를 탔다. 공항에서 일행과 작별의 인사를 하고 내가 예약한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가서 체크인했다.


 호텔방에 짐을 내려놓고 곧바로 우버를 불러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 in New York)으로 향했다. 런던 대영박물관, 파리에 루브르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에르미타슈 미술관처럼 뉴욕에 갔으면 이곳을 들러보는 게 괜히 맞아보였다. 중세 시대 유럽 갑옷, 패션, 사진, 현대미술까지 광범위한 작품을 보고 박물관 카페테리아에서 샌드위치 등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이제 유유자적하며 센트럴파크를 걸어다닐 차례. 그런데 날이 덥다보니 걷기도 힘들었다. 또 특별히 목적지가 없이 산책만 하다보니 괜히 이상했다. 목적지로 그냥 뉴욕현대미술관(MOMA)을 검색해 걸어갔다. 검색하면서 거기에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있다는 사실이 심장에 꽃혔다. 마음이 바빠졌다. 

 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도 없던 그림을 여기서 볼 수 있구나 생각하니 어떻게 해서든 보고 싶었다.(솔직히 말하지만 나는 그림에 문외한이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그림도 잘 알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유명하다 작품 사진이 아니라 눈으로 보는 게 그냥 좋을 뿐이다. 그렇게 멍하니 보고 있으면 멍때리기 좋다.) 그 때 일명 자전거택시가 지났다. 그는 1분에 4달러인데, 모마까지는 5분안에 갈 수 있단다. 우버를 부르기도 마땅치 않아 일단 탑승했다.



 폐관까지는 1시간 좀 넘게 남았던 거 같다. 스톱워치로 6분이 찍혀 24달러 냈다. 달려서 입장권을 구입한 뒤 바로 별이 빛나는 밤이 있는  올라갔다. 그림을 보는 순간, 뭔가 쑥~ 가슴에서 내려갔다. 드디어 보는구나 하는 생각에 밀려오는 안도감은 50이 다되도록 첫 느낌이었다. 그렇게 그림을 보고 사진을 찍고, 여유를 갖고 다른 작품을 보니 그야말로 교과서에서 보던 원작들이 즐비했다. ‘아비뇽의 처녀들’을 비롯한 피카소의 그림, 클로드 모네의 ‘수련’ 등등 어디선가 보듯한 작품들의 원본이 전시돼 있었다. 워낙 여기저기 훑으며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본 아들놈은 “아빠가 이렇게 그림을 좋아하는 줄 몰랐다”며 “자기도 뭔가를 그렇게 좋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는 “좋아해서 보는 게 아니라 보니까 좋은 거야. 너도 보면 좋은 게 생길 거야”라고 말했다. 



 저녁에는 뮤지컬 라이온 킹을 보러 갔다. 타임스퀘어 인근에 극장이 있으니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입장하기를 기다렸다. 내가 무슨 예술 애호가도 아니구, 문화적 소양이 많은 사람도 아닌데 뉴욕에서의 하루 일정을 채우는 데 많은 네티즌들이 추천하는 뮤지컬 관람을 큰 고민없이 받아들인 것이다. 자리가 꽝이어서 그런지 관람하는 재미는 없었다. 줄거리만 알고 영어도 약하다보니 아 이렇게 답답하니 한국에 가서 영어 공부 다시할꺼야라고 다짐했다. 가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이번 여행에서 후회되는 선택이었다. 나이아가라 제트보트와 헬기 투어와 함께 하지 말았어야 할 코스를 꼽는다면 나는 뮤지컬 관람을 들겠다. 특히 영어가 딸리는 사람들은 더 그럴 것 같다.

Posted by 박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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